누구나데이터는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 현 주소는 어디이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현장의 활동가들과 함께 모색하는
연속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좌담회는 두 그룹과 진행했으며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연재 순서
- [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 [연속좌담②] 디지털 전환, 의지가 있어도 실행이 안 되는 이유
- [연속좌담③] 나와라 IT 만능팔, 현장 활동가들이 느낀 비영리 디지털 전환
- [연속좌담④]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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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참석자
[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에서 이어집니다.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 :
비영리 조직들이
디지털 도구 활용에 대한
의지는 높지만 실행은 안 된다,
라는 말이 공감됩니다.
근데 그러면 왜
실행까지 못 가는 것일까요?
최위환 (녹색연합 녹색e음팀 활동가) :
의지가 실행으로 가는 건
조직에서는 결국
인력과 예산으로 표현이 되거든요.
예를 들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단체에서
중요한 단체 활동을 홍보하려고 하는데,
페이스북 광고비 10만원을 못 써요.
그러면 그게 그 조직의 수준인 거에요.
10만원 광고 예산을
집행하기 어려운 거죠. 10만원을.
의지가 아무리 높아도
인력과 예산에서 반영이 안 되면,
조직에서는 그건 실질적으로는
의지가 없는 걸로 봐야해요.
김종원 (소셜프리즘 대표) :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아직 스마트폰이 업무 영역에 안 들어왔다고 생각해요.
단말기 기계만 놓고 말하는 게 아니고
이걸 둘러싼 클라우드 세계들이
아직 업무 영역으로 안 온 거에요.
인동준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비영리 조직이 디지털 기술을 못 쓴다는 게
사회 전반적인 기준과 비교하면 답이 없고,
단체의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김종원 :
그 관점으로 봤을때는
생존하는 수준으로만 쓰고 있는 거에요.
근데 우리가 말하는 건 '활용'인 거 잖아요.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도 줄어드는데,
복사 붙여넣기 단순 업무 그만해도 되는데
그렇게 쓰진 않는 거죠.
김자유 :
지금까지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두 가지 정도 나왔어요.
첫째로는
비영리 조직의 IT 역량을 평가할 때
비교의 대상을 어디에 둘지 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의지도 높고 중요성도 잘 아는데
실제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일단 첫째,
비교 대상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요?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
예컨대 어떤 툴을 쓰느냐를 가지고
역량이 높냐 낮냐 판단하는 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쓰는 건 별로고,
구글 문서를 쓰면 좋은 거냐.
한글 문서도 그 사람이 업무에서 잘 활용하면
그 사람이 일 잘하는 거죠.
절대적 기준을 두는 건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최위환 :
목적에 적합하게 쓰고 있다면
한글 문서든 카톡이든
무얼 써도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계획도 잘하고 공유도 잘하고 있다면
크게 상관은 없겠죠.
업무 도구는 서로 업무를 잘 공유하고 협업을 하고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쓰는 거니까...
그 조직이 업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협업 도구로 잘 쓰고 있느냐가
명확한 기준인 거 같아요.
홍보 도구도 그 목적에 맞게
잘 쓰고 있으면 잘 되는 거죠.
디지털 도구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달이 안 되거나 반응이 없거나
공감되는 컨텐츠가 없으면
충분한 목적을 달성한 게 아닌거죠.
저는 기준은 거기에 두면 된다고 생각해요.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이사) :
저도 특정한 툴을 쓰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한글 문서 관련해서는
공공기관에서 그걸 써서
비영리 조직도 강제로 써야하는 게 문제인 거죠.
김자유 :
슬로워크가 만나는 조직들은
어떤가요?
김연주 (슬로워크 CDO) :
슬로워크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굉장히 다양해요.
작은 조직인데 디지털 활용을 잘 하는 곳도 많고
큰 단체인데 활용을 잘 못하는 곳들도 있어요.
큰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구글 애널리틱스(GA)가 뭔지 물어보는 곳도 있고
작은 곳임에도 본인들이 쓸 수 있을 만큼
적절하게 GA를 세팅해서 쓰는 곳도 있어요.
무조건 규모가 크다고
잘 활용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김자유 :
목적에 맞게 쓴다면 도구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연주 :
문서 도구를 한글을 쓰느냐,
구글을 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자료들이 얼마나 잘 아카이빙 되고
공유되느냐가 중요하죠.
그런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지 않으면
아카이빙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잘 안 되고 있는 곳들은
'우린 카톡으로 잘 협업하고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방식이 편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또 다른 고민은,
모든 기관에게 200만원이 200만원의 가치가
아니라는 것이에요.
작은 단체에게 200만원과
큰 단체에게 200만원이 다르죠.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업데이트 해야 하는 상황의 조직에겐
잘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리지만,
의지는 있지만 현재
홈페이지를 제작할 단계가 아닌 조직에는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가이드를 드리기도 해요.
김자유 :
여전히 제가 안 풀리는게 있습니다.
그 기관의 목적에 맞게
도구가 활용이 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면,
기관마다 각각 다르게 정성적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획일적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측정할 수가 없다,
이렇게 그냥 둬야 하는 걸까요?ㅎㅎ
인동준 :
공통적으로 측정할만한 기준도 있을거 같아요.
예산을 상대적으로 얼마나 쓰고 있는지,
또는 IT 기술도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IT 기술 도입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
내부에서 어떻게 하는지
등을 측정할 수 있겠죠.
한 사람이 결정했는지,
내부적으로 합의를 거쳐서 의사결정을 했는지
이런 것들은 측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종원 :
스마트워크 영역은
어떠한 기준이 필요할 거 같아요.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우선은
개인용과 업무용 계정이 분리되면 좋겠어요.
명함을 딱 받았는데 한메일, 네이버 메일
이런 개인 계정이 적혀있으면
기관자료가 개인 계정에 뒤섞여 있는 거죠.
퇴사하면 이 분이 원치 않아도
기관 정보를 갖고 나오게 되는 거죠.
카톡도 마찬가지구요.
업무를 카톡으로 하면
업무 기록과 개인 자료가
뒤섞이게 되는거죠.
김자유 :
업무 메일이나 메신저를
개인 계정으로 쓰는 문제를 말하시는 거군요.
김종원 :
그리고 데이터를 좀 남겨서
근거를 갖고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한글 워드프로세서 좋죠.
근데 이건 결제 받고
종이 출력하기 위한 도구로 만든 것이지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너무 제한적인 도구이거든요.
그리고 파일 좀 안 날려 먹었으면 좋겠어요.
랜섬웨어 걸려서 300기가 가까운 정보를 날린다던지
하는 일들도 제가 보거든요.
직원들도 울고 불고 하는 일들.
최소한의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동시에 작업도 안되고 효율성도 떨어지고
파일관리도 안 되는데...
거기서 이제는 벗어나자는 거죠.
정지훈 :
"어떤 도구를 써보세요" 라고 했을 때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모습이랄까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우리가
업무 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겠구나,
이 정도의 반응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괜히 일 하나 더 생긴다"
이런 반응보다는요.
그래도 갈수록 현장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많이 느껴요.
예전에는 "테크숩에 이런 도구들이 있다"
라고 했을 때 거부하시는 단체들도 많았거든요.
지금은 그런 단체들도 기본적으로
구글 도구는 활용을 많이 하세요.
개인은 의지가 있지만
조직은 의지가 없다?
김자유 :
제일 핵심적인 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활동가 개인은 의지가 높은데 조직은 의지가 없다,
왜 개인과 조직 사이에
이런 갭이 생기는 걸까요.
정지훈 :
조직 문화적으로
일하는 도구를 개선하는 게 아니고
그냥 사람을 더 배치하는 걸로
해결하려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예산이 있느냐 없느냐 차이는 있겠지만
최소한 조직 차원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게 보여요.
인동준 :
짧게 얘기하면
IT 기술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조직이 권한을 안줘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려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버텨야 하고
시간도 걸리는데
막내라서 그냥 IT 담당을 맡긴다던지
이런 식이다 보니까
결국에는 변화가 안 일어나는거죠.
변화를 만드려면 조직에서 부여한
충분한 권한이 필요합니다.
김종원 :
일단은 코로나 사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외부에서 강력한 충격이 없으면,
지금 하고 있는 방식에서
변화를 줄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 사태처럼 외부 충격이 있어야
지금 방식이 최적인지 고민을 시작하는 상황이에요.
두번째는 이런 말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람 값이 얼마나 비싼지 몰라요.
기술을 업데이트 하기보다는 사람이 일일이
복사 붙여넣기하는 식으로 일하는 거죠.
그걸 심리적으로도 더 편해하구요.
정진임 :
단체들이 대부분
의제운동 중심으로 집중을 하고 있잖아요.
운영 업무에 대해서는
모금, 홍보, 회원 관리 말고는
자원을 잘 안 넣게 돼요.
업무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업무분장 안에 이런 내용을 넣지 않고
그러다보니 개인 능력에 의존하게 되는거죠.
종원님 말대로 ‘사람’ 측면에서도 보면
이 일을 하느라고
의제 운동을 할 시간이 없어지면 안 되니까
관리 업무를 최대한 줄여 나가보자,
라고 접근을 하니까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게 되면
업무량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김연주 :
모금이나 고유 목적사업이
우선순위가 높을 수는 있지만
디지털 이슈를 조직의 과제로
꾸준히 가지고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느 한 사람만의 목표가 아니라요.
김자유 :
의지는 높은데 실행이 안 된다,
라고 하면 일반적인 반응이
"바쁘다", "예산이 없다",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이렇게 문제 정의를 하면 되는 걸까요?
김종원 :
핑계죠.
김자유 :
그러면 뭐가 핵심 문제일까요.
어떤 조직은 의지만 있고 실행을 못하지만
또 어떤 조직은 실제 실행으로 가잖아요.
그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정진임 :
저는 바쁘다는 게,
기획할 시간이 적다는 게 아니고
실패의 시간을 배치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우리에게 적합한지 아닌지 판단하려면
해보는 테스트의 시간,
실패의 시간이 필요한데
실패할 계산 없이 하다보니까
해보고 조금 안 되면
금방 포기하는 것 같아요.
최위환 :
성과에 대한 기대, 목표치가 너무 높아요.
슬랙을 쓴다고 바로
대단한 협업이 나오고 그렇지 않거든요.
IT 기술이라고 했을 때
기대가 너무 높은 거에요.
실제로는 조직 문화도 안 되고
예산도 없고 권한도 없고
끊임 없이 업데이트하기도 어려운데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으면 안 되죠.
실행의 관점으로 보자면
수준을 높게 잡으면 어렵다고 생각을 해요.
어떤 도구를 쓸 때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해야죠.
예를 들어 최소한
카톡을 안 쓰니까 이런 부분은 좋다,
홈페이지를 모바일에 최적화 하니까
이런 게 개선되네, 이런 목표들이 중요해요.
김자유 :
일이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닌가요?ㅎㅎ
목표와 기대를 일단은 높게 설정해야
처음에 내부 설득도 되고
추후에도 더 나은 결과까지
끌고 갈 수 있잖아요.
최위환 :
그렇진 않은 거 같아요.
그렇게 되면 담당자가 현장에서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정진임 :
저도 그건 아니라고 봐요.
운영이라고 하는 일이 뭘 개선한다고
갑자기 당장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는 일이 아닌 거에요.
근데 자꾸 목표를 높게 잡으면
높은 성과가 나도록 요구하게 되고,
그런데 뭐가 바뀌었어 라고
포기하게 되는 거죠.
최위환 :
소통 도구를 이야기해보면,
도구를 쓰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쓰는 게 현실이거든요.
우리 하고 싶은 얘기를
우리 방식대로만 하니까.
보도자료 톤으로 여기도 쓰고 저기도 쓰고.
기업으로 치면
고객지향 이런 말이 있는데
비영리단체는 시민지향이 없다기 보다는
메시지를 대상에게 전달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는 거에요.
원래 소통 도구의 목적인 공감하는 도구,
대화하는 도구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인스타에 웹자보 올리는 정도인거죠.
저는 소통 도구 활용에서는
극복을 못할 거 같아요.
어느 정도는.
김자유 :
네? 극복을 못한다구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 ㅠㅠ
최위환 :
일방적 전달 도구로 쓰되
그걸 잘 쓰는 것 정도를 목표치로 하면 좋겠어요.
김연주 :
저는 홈페이지가 단체의 활동을
잘 아카이브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것만 잘 하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상호작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인지
아니면 활동을 제대로 아카이브하는 게 목표인지
정할 필요가 있어요.
단체들을 만나보면 너무 좋은 활동을
많이 하고 계세요.
그런데 활동 내용을 어디서 볼 수 있냐고 물으면,
온라인 상에는 없는거죠.
데이터도 마찬가지에요.
그 직장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닐 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퇴사를 하고 새로 들어올 텐데
데이터를 잘 쌓아놓지 않으면
그게 다 없어지는 거죠.
김자유 :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김연주 :
슬로워크가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호스팅 서비스를
개인 명의으로 사지 말아라, 하는 거에요.
이런 건 무조건 하면 안 되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구글 애널리틱스를
홈페이지에 설치하고 싶다고 하셔서 보면,
이미 설치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계정을 누가 만들었냐고 하면,
아무도 모르는거죠.
만약에 그 분이 퇴사하셔서
계정을 찾을 수 없으면
그간 쌓아놓은 데이터는 다 날아가는 거에요.
홈페이지를 오랜만에 개편하려고 봤는데
단체 홈페이지 도메인(주소)을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찾을 수가 없는 경우도 있어요.
아카이브 제대로 하고
기관 계정을 갖고 계시는 것...
기본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자유 :
조금 다르게 여쭈어 볼게요.
소위 말해서 잘 하는 곳과
못 하는 곳의 차이가 뭔지
알 수 있다면 좋겠는데요?
정지훈 :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 곳을 살펴보면
결과를 잘 내는 핵심 담당자 한 명이 있고
그 사람에게 권한 위임이 된 조직이에요.
이런 조직은 차이가 나거든요.
제가 아는 조직이 있는데 총무 담당자가
IT 기술에 미친 분이어서
큰 조직을 바꿔나가는 경우였어요.
잘 되는 조직이냐 아니냐 보다
잘 하는 담당자가 있는 조직이냐 아니냐 라고 하면
어느 정도 구분해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김자유 :
특정 슈퍼 활동가로 인해서
변화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죠.
그 사람이 퇴사한 이후에도
조직의 역량이 지속된다면
그건 조직의 역량이 되었다 라고
할 수 있는 거겠죠?
최위환 :
현실적으로는
능력 있고 권한 있는 활동가는 무조건 필요하고
그 사람이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놓는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저도 녹색연합에서 15년 됐기 때문에
평활동가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권한이 있을 거 아니에요ㅎㅎ
뉴런 프로젝트도
3년째 하고 있는데 나름 성과를 낸거죠.
처음에는 작게 투자했는데
지금은 예산이나 이런 것도 늘려가고 있거든요.
그러면 저도
담당자도 붙이고 조직의 역량으로 남겨야 해,
이렇게 말을 할 수 있거든요.
김종원 :
충주시 페이스북 아시죠.
그 담당자가 없어지면 아마 충주시 페이스북은 죽어나갈 거에요.
시스템이 안 만들어지고
너무 한 사람에게만 치우쳐져 있으면
조직의 역량으로는 안 남겠죠.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필요한 외부의 지원은?
김자유 :
이게 사실 두어 시간 떠들어서
답이 나올 주제는 아니긴 합니다ㅎㅎ
아쉽지만 이 정도 들어 볼게요.
지금까지는 계속
비영리 조직 내부에서 필요한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사회 구조적으로 접근했을 때
정부나 중간지원조직은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기업 등의 IT서비스 제공자들은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진임 :
IT기술 제공자들이
지금 우리 단체랑 하는 일이
실험적인 프로젝트인지
지속가능성을 갖고 하고 있는 일인지
명확히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보기에만 멋있게 만들어 놓고
이걸 계속 쓰면 된다고 하면,
단체는 안 되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매뉴얼화 하는 거.
단체 내부에서 매뉴얼을 만드는 건
쉽지 않거든요.
지원사업으로는
NPO지원센터에서 비영리단체 운영을
서포트하는 조직변화실험실 사업처럼
디지털 전환을 목적으로 둔
지원사업이 있으면 좋겠어요.
단체들은 대부분 의제사업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니
디지털 전환을 의제로 둔
지원사업들이 필요할 거 같아요.
제도적으로는
저희 단체가 이번에 사무실 이사를 하면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증 상의 주소를 변경하는데
종이에 서명을 받은 총회 회의록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원격으로 총회를 했는데...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안 되면 안 되는거죠.
스마트워크 중심으로 제도를 바꾸는 건
중간지원 조직이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봐요.
인동준 :
온라인총회는 사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비영리 조직에서 시도되어 왔습니다.
기술이 없어서
보편화 되지 않은 게 아니에요.
법적으로 그걸 인정을 안 해주니까 못하는 거죠.
저희도 협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보니
온라인총회가 허용되어 있지 않은 거에요.
IT 조직인데도
사회적협동조합 조직에서 온라인 총회를 하도록
인정을 안 해주니까 못하는 거죠.
정지훈 :
저희는 단체들 대상으로 교육을 많이 하는데
필요성을 느끼는 건 전문가 육성이에요.
다뤄야 하는 기술의 종류나 서비스들은
계속 업데이트가 되거든요.
언제는 워크플로이가 나왔다가,
최근엔 노션이 나오고...
뭐 이런 식이죠.
비영리단체가 이걸 다 소화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거든요.
테크숩에서 다루고 있는 제품들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전문가 육성사업이 필요해요.
그런 그룹 4~5명 정도만 키워 내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동준 :
말씀처럼
단체 내부에 역량을 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분들이
어떻게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그런 고민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정지훈 :
누구나데이터가 생기면서
비영리 영역에 데이터 기반 마케팅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것처럼
전문가 그룹이 등장하고
지속가능성 있게 활동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자유 :
저희도 오늘 좌담회를 하려고
전문가 리스트업을 해보다보니
아, 정말 이 바닥에
사람이 없긴 하구나,
느꼈습니다ㅎㅎ
최위환 :
제가 NPO지원센터와 같이
'해본다학교' 사업을 통해
홍보 담당자들과 5~6개월 정도 같이
과제 설정하고 단체에 가서
워크숍도 해보고 했어요.
저는 그때 경험이 정말 괜찮았거든요.
아까도 얘기했듯이
단체 각각의 해답이 다르기 때문에
비영리 홍보담당자들 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고
같이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던지
그런 게 필요해요.
그리고 정서적인 게 강해요.
정서적인 연대감 이런 게 없으면
버틸 수가 없어요.
어디에 편하게 물어볼 곳이 없고
자기도 잘 모르는데
단체 내에서는 자기가 제일 잘 알아ㅎㅎ
그러니까 외로운 거에요.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유지될 수 있게
공간도 지원해주고
워크숍도 지원해주고
그런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영리의 트레바리 모임처럼
같이 배우기도 하고
서로 친해지기도 하는 그런 네트워크를
잘 지원해줬으면 좋겠어요.
김연주 :
앞에서 말씀해주신 것들 너무 공감 가고
조금 첨언을 해보자면 중간지원 조직은
교육을 많이 해주시면 좋겠어요.
단체 담당자들께서 궁금한 게 생기면
저한테도 많이 물어보시는데
물어보면서 죄송해 하세요.
저는 IT를 하는 사람이니까
IT 기술을 잘 아는 거라고,
그러니까 편하게 물어보라고 말을 하는데
어려워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너-무 편하게 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요ㅎㅎ
IT 전문가들은
단체의 상황을 제대로 진단해주는 것이
필요한 거 같아요.
이 단체에 홈페이지가 진짜로 필요한 건지...
담당자 분 상황을 보면
홈페이지만 담당하는 게 아닌데
매일 콘텐츠를 업데이트 해야 하는 기획을
갖고 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이건 만들지 마세요"
라고 해줘야 되는거죠.
이런 진단을 IT서비스 제공자들이
정확히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동준 :
제도에 대한 얘기는 오늘 별로 안 나왔는데
분명 필요하긴 해요.
비영리가 IT를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민간이나 정부가 취약 계층은 지원해도,
취약 계층을 돕는 조직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거 같아요.
자선단체를 제외하고 많은 비영리 조직은
취약 계층이 자발적으로 만들거나
취약 계층을 위해 그나마
조금 여건이 나은 사람이 만들잖아요.
그런 조직이 얼마나 IT를 잘 활용하는가가
취약 계층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 방식 뿐 아니라
많은 중소규모의 비영리 조직에게
IT활용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조직들 스스로 분발해서
어찌어찌 해왔지만
지금보다 여유가 생겨야 뭘 더 할 수 있는거죠.
이런 자리가 앞으로도 생겨서
담론화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지훈 :
요즘은 아쉬운게
사회적 관심이 특정 분야에
쏠리는 게 있는 거 같아요.
공간지원도 예를 들면 비영리단체를 위한
공간지원은 찾기가 어렵죠.
청년창업지원 이런 건 너무 많은데.
비영리 쪽은 서울혁신파크 말고 찾아보기 어렵죠.
비영리단체라는 건
법적인 구분에 불과할 수 있는데
비영리단체들이 뭔가 해보려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
조직의 형태 때문에
지원이 안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비영리단체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단순히 하드웨어 지원 이런게 아니더라도
비영리단체를 위한 다양한 지원들이
많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김자유 :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이란 주제가
거대하고 공룡 같은 주제이기 때문에
두세 시간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지만 이런 걸 고민하는
시도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과 자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지속성을 갖고 문제 해결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노력들이
앞으로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저도 관심 많으니까
고민을 계속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빈말 아니에요ㅎㅎ
모두 감사합니다!
1차 좌담회 끝.
2차 좌담회는
비영리 조직 내부에서 직접 겪는
어려움과 분투 경험 속에서
통찰을 찾아보는
<나와라 IT 만능 팔! 담당자 이야기> 입니다😀
2차 좌담회 참석자
- 정 (한국여성의전화 기획조직국장)
- 이동이 (서울환경운동연합 미디어홍보팀장)
- 정승구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활동가)
- 갱 (독립 활동가)
- 김정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선전홍보차장)
- 이현아 (생명의숲 협동사무처장)
- 진행 : 류강윤 (누구나데이터 교육기획팀장)
누구나데이터는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 현 주소는 어디이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현장의 활동가들과 함께 모색하는
연속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좌담회는 두 그룹과 진행했으며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연재 순서
- [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 [연속좌담②] 디지털 전환, 의지가 있어도 실행이 안 되는 이유
- [연속좌담③] 나와라 IT 만능팔, 현장 활동가들이 느낀 비영리 디지털 전환
- [연속좌담④]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
*읽는 시간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좌담회 참석자
[연속좌담①] 비영리조직 디지털 전환, 점수는 몇 점? 에서 이어집니다.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 :
비영리 조직들이
디지털 도구 활용에 대한
의지는 높지만 실행은 안 된다,
라는 말이 공감됩니다.
근데 그러면 왜
실행까지 못 가는 것일까요?
최위환 (녹색연합 녹색e음팀 활동가) :
의지가 실행으로 가는 건
조직에서는 결국
인력과 예산으로 표현이 되거든요.
예를 들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단체에서
중요한 단체 활동을 홍보하려고 하는데,
페이스북 광고비 10만원을 못 써요.
그러면 그게 그 조직의 수준인 거에요.
10만원 광고 예산을
집행하기 어려운 거죠. 10만원을.
의지가 아무리 높아도
인력과 예산에서 반영이 안 되면,
조직에서는 그건 실질적으로는
의지가 없는 걸로 봐야해요.
김종원 (소셜프리즘 대표) :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아직 스마트폰이 업무 영역에 안 들어왔다고 생각해요.
단말기 기계만 놓고 말하는 게 아니고
이걸 둘러싼 클라우드 세계들이
아직 업무 영역으로 안 온 거에요.
인동준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비영리 조직이 디지털 기술을 못 쓴다는 게
사회 전반적인 기준과 비교하면 답이 없고,
단체의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김종원 :
그 관점으로 봤을때는
생존하는 수준으로만 쓰고 있는 거에요.
근데 우리가 말하는 건 '활용'인 거 잖아요.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도 줄어드는데,
복사 붙여넣기 단순 업무 그만해도 되는데
그렇게 쓰진 않는 거죠.
김자유 :
지금까지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두 가지 정도 나왔어요.
첫째로는
비영리 조직의 IT 역량을 평가할 때
비교의 대상을 어디에 둘지 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의지도 높고 중요성도 잘 아는데
실제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일단 첫째,
비교 대상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요?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
예컨대 어떤 툴을 쓰느냐를 가지고
역량이 높냐 낮냐 판단하는 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쓰는 건 별로고,
구글 문서를 쓰면 좋은 거냐.
한글 문서도 그 사람이 업무에서 잘 활용하면
그 사람이 일 잘하는 거죠.
절대적 기준을 두는 건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최위환 :
목적에 적합하게 쓰고 있다면
한글 문서든 카톡이든
무얼 써도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계획도 잘하고 공유도 잘하고 있다면
크게 상관은 없겠죠.
업무 도구는 서로 업무를 잘 공유하고 협업을 하고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쓰는 거니까...
그 조직이 업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협업 도구로 잘 쓰고 있느냐가
명확한 기준인 거 같아요.
홍보 도구도 그 목적에 맞게
잘 쓰고 있으면 잘 되는 거죠.
디지털 도구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달이 안 되거나 반응이 없거나
공감되는 컨텐츠가 없으면
충분한 목적을 달성한 게 아닌거죠.
저는 기준은 거기에 두면 된다고 생각해요.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이사) :
저도 특정한 툴을 쓰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한글 문서 관련해서는
공공기관에서 그걸 써서
비영리 조직도 강제로 써야하는 게 문제인 거죠.
김자유 :
슬로워크가 만나는 조직들은
어떤가요?
김연주 (슬로워크 CDO) :
슬로워크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굉장히 다양해요.
작은 조직인데 디지털 활용을 잘 하는 곳도 많고
큰 단체인데 활용을 잘 못하는 곳들도 있어요.
큰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구글 애널리틱스(GA)가 뭔지 물어보는 곳도 있고
작은 곳임에도 본인들이 쓸 수 있을 만큼
적절하게 GA를 세팅해서 쓰는 곳도 있어요.
무조건 규모가 크다고
잘 활용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김자유 :
목적에 맞게 쓴다면 도구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연주 :
문서 도구를 한글을 쓰느냐,
구글을 쓰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자료들이 얼마나 잘 아카이빙 되고
공유되느냐가 중요하죠.
그런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지 않으면
아카이빙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잘 안 되고 있는 곳들은
'우린 카톡으로 잘 협업하고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방식이 편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또 다른 고민은,
모든 기관에게 200만원이 200만원의 가치가
아니라는 것이에요.
작은 단체에게 200만원과
큰 단체에게 200만원이 다르죠.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업데이트 해야 하는 상황의 조직에겐
잘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리지만,
의지는 있지만 현재
홈페이지를 제작할 단계가 아닌 조직에는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가이드를 드리기도 해요.
김자유 :
여전히 제가 안 풀리는게 있습니다.
그 기관의 목적에 맞게
도구가 활용이 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면,
기관마다 각각 다르게 정성적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획일적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측정할 수가 없다,
이렇게 그냥 둬야 하는 걸까요?ㅎㅎ
인동준 :
공통적으로 측정할만한 기준도 있을거 같아요.
예산을 상대적으로 얼마나 쓰고 있는지,
또는 IT 기술도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IT 기술 도입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
내부에서 어떻게 하는지
등을 측정할 수 있겠죠.
한 사람이 결정했는지,
내부적으로 합의를 거쳐서 의사결정을 했는지
이런 것들은 측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종원 :
스마트워크 영역은
어떠한 기준이 필요할 거 같아요.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우선은
개인용과 업무용 계정이 분리되면 좋겠어요.
명함을 딱 받았는데 한메일, 네이버 메일
이런 개인 계정이 적혀있으면
기관자료가 개인 계정에 뒤섞여 있는 거죠.
퇴사하면 이 분이 원치 않아도
기관 정보를 갖고 나오게 되는 거죠.
카톡도 마찬가지구요.
업무를 카톡으로 하면
업무 기록과 개인 자료가
뒤섞이게 되는거죠.
김자유 :
업무 메일이나 메신저를
개인 계정으로 쓰는 문제를 말하시는 거군요.
김종원 :
그리고 데이터를 좀 남겨서
근거를 갖고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한글 워드프로세서 좋죠.
근데 이건 결제 받고
종이 출력하기 위한 도구로 만든 것이지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너무 제한적인 도구이거든요.
그리고 파일 좀 안 날려 먹었으면 좋겠어요.
랜섬웨어 걸려서 300기가 가까운 정보를 날린다던지
하는 일들도 제가 보거든요.
직원들도 울고 불고 하는 일들.
최소한의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동시에 작업도 안되고 효율성도 떨어지고
파일관리도 안 되는데...
거기서 이제는 벗어나자는 거죠.
정지훈 :
"어떤 도구를 써보세요" 라고 했을 때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모습이랄까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우리가
업무 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겠구나,
이 정도의 반응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괜히 일 하나 더 생긴다"
이런 반응보다는요.
그래도 갈수록 현장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많이 느껴요.
예전에는 "테크숩에 이런 도구들이 있다"
라고 했을 때 거부하시는 단체들도 많았거든요.
지금은 그런 단체들도 기본적으로
구글 도구는 활용을 많이 하세요.
개인은 의지가 있지만
조직은 의지가 없다?
김자유 :
제일 핵심적인 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활동가 개인은 의지가 높은데 조직은 의지가 없다,
왜 개인과 조직 사이에
이런 갭이 생기는 걸까요.
정지훈 :
조직 문화적으로
일하는 도구를 개선하는 게 아니고
그냥 사람을 더 배치하는 걸로
해결하려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예산이 있느냐 없느냐 차이는 있겠지만
최소한 조직 차원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게 보여요.
인동준 :
짧게 얘기하면
IT 기술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조직이 권한을 안줘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려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버텨야 하고
시간도 걸리는데
막내라서 그냥 IT 담당을 맡긴다던지
이런 식이다 보니까
결국에는 변화가 안 일어나는거죠.
변화를 만드려면 조직에서 부여한
충분한 권한이 필요합니다.
김종원 :
일단은 코로나 사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외부에서 강력한 충격이 없으면,
지금 하고 있는 방식에서
변화를 줄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 사태처럼 외부 충격이 있어야
지금 방식이 최적인지 고민을 시작하는 상황이에요.
두번째는 이런 말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람 값이 얼마나 비싼지 몰라요.
기술을 업데이트 하기보다는 사람이 일일이
복사 붙여넣기하는 식으로 일하는 거죠.
그걸 심리적으로도 더 편해하구요.
정진임 :
단체들이 대부분
의제운동 중심으로 집중을 하고 있잖아요.
운영 업무에 대해서는
모금, 홍보, 회원 관리 말고는
자원을 잘 안 넣게 돼요.
업무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업무분장 안에 이런 내용을 넣지 않고
그러다보니 개인 능력에 의존하게 되는거죠.
종원님 말대로 ‘사람’ 측면에서도 보면
이 일을 하느라고
의제 운동을 할 시간이 없어지면 안 되니까
관리 업무를 최대한 줄여 나가보자,
라고 접근을 하니까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게 되면
업무량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김연주 :
모금이나 고유 목적사업이
우선순위가 높을 수는 있지만
디지털 이슈를 조직의 과제로
꾸준히 가지고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느 한 사람만의 목표가 아니라요.
김자유 :
의지는 높은데 실행이 안 된다,
라고 하면 일반적인 반응이
"바쁘다", "예산이 없다",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이렇게 문제 정의를 하면 되는 걸까요?
김종원 :
핑계죠.
김자유 :
그러면 뭐가 핵심 문제일까요.
어떤 조직은 의지만 있고 실행을 못하지만
또 어떤 조직은 실제 실행으로 가잖아요.
그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정진임 :
저는 바쁘다는 게,
기획할 시간이 적다는 게 아니고
실패의 시간을 배치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우리에게 적합한지 아닌지 판단하려면
해보는 테스트의 시간,
실패의 시간이 필요한데
실패할 계산 없이 하다보니까
해보고 조금 안 되면
금방 포기하는 것 같아요.
최위환 :
성과에 대한 기대, 목표치가 너무 높아요.
슬랙을 쓴다고 바로
대단한 협업이 나오고 그렇지 않거든요.
IT 기술이라고 했을 때
기대가 너무 높은 거에요.
실제로는 조직 문화도 안 되고
예산도 없고 권한도 없고
끊임 없이 업데이트하기도 어려운데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으면 안 되죠.
실행의 관점으로 보자면
수준을 높게 잡으면 어렵다고 생각을 해요.
어떤 도구를 쓸 때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해야죠.
예를 들어 최소한
카톡을 안 쓰니까 이런 부분은 좋다,
홈페이지를 모바일에 최적화 하니까
이런 게 개선되네, 이런 목표들이 중요해요.
김자유 :
일이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닌가요?ㅎㅎ
목표와 기대를 일단은 높게 설정해야
처음에 내부 설득도 되고
추후에도 더 나은 결과까지
끌고 갈 수 있잖아요.
최위환 :
그렇진 않은 거 같아요.
그렇게 되면 담당자가 현장에서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정진임 :
저도 그건 아니라고 봐요.
운영이라고 하는 일이 뭘 개선한다고
갑자기 당장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는 일이 아닌 거에요.
근데 자꾸 목표를 높게 잡으면
높은 성과가 나도록 요구하게 되고,
그런데 뭐가 바뀌었어 라고
포기하게 되는 거죠.
최위환 :
소통 도구를 이야기해보면,
도구를 쓰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쓰는 게 현실이거든요.
우리 하고 싶은 얘기를
우리 방식대로만 하니까.
보도자료 톤으로 여기도 쓰고 저기도 쓰고.
기업으로 치면
고객지향 이런 말이 있는데
비영리단체는 시민지향이 없다기 보다는
메시지를 대상에게 전달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는 거에요.
원래 소통 도구의 목적인 공감하는 도구,
대화하는 도구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인스타에 웹자보 올리는 정도인거죠.
저는 소통 도구 활용에서는
극복을 못할 거 같아요.
어느 정도는.
김자유 :
네? 극복을 못한다구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 ㅠㅠ
최위환 :
일방적 전달 도구로 쓰되
그걸 잘 쓰는 것 정도를 목표치로 하면 좋겠어요.
김연주 :
저는 홈페이지가 단체의 활동을
잘 아카이브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것만 잘 하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상호작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인지
아니면 활동을 제대로 아카이브하는 게 목표인지
정할 필요가 있어요.
단체들을 만나보면 너무 좋은 활동을
많이 하고 계세요.
그런데 활동 내용을 어디서 볼 수 있냐고 물으면,
온라인 상에는 없는거죠.
데이터도 마찬가지에요.
그 직장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닐 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퇴사를 하고 새로 들어올 텐데
데이터를 잘 쌓아놓지 않으면
그게 다 없어지는 거죠.
김자유 :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김연주 :
슬로워크가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호스팅 서비스를
개인 명의으로 사지 말아라, 하는 거에요.
이런 건 무조건 하면 안 되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구글 애널리틱스를
홈페이지에 설치하고 싶다고 하셔서 보면,
이미 설치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계정을 누가 만들었냐고 하면,
아무도 모르는거죠.
만약에 그 분이 퇴사하셔서
계정을 찾을 수 없으면
그간 쌓아놓은 데이터는 다 날아가는 거에요.
홈페이지를 오랜만에 개편하려고 봤는데
단체 홈페이지 도메인(주소)을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찾을 수가 없는 경우도 있어요.
아카이브 제대로 하고
기관 계정을 갖고 계시는 것...
기본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자유 :
조금 다르게 여쭈어 볼게요.
소위 말해서 잘 하는 곳과
못 하는 곳의 차이가 뭔지
알 수 있다면 좋겠는데요?
정지훈 :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 곳을 살펴보면
결과를 잘 내는 핵심 담당자 한 명이 있고
그 사람에게 권한 위임이 된 조직이에요.
이런 조직은 차이가 나거든요.
제가 아는 조직이 있는데 총무 담당자가
IT 기술에 미친 분이어서
큰 조직을 바꿔나가는 경우였어요.
잘 되는 조직이냐 아니냐 보다
잘 하는 담당자가 있는 조직이냐 아니냐 라고 하면
어느 정도 구분해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김자유 :
특정 슈퍼 활동가로 인해서
변화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죠.
그 사람이 퇴사한 이후에도
조직의 역량이 지속된다면
그건 조직의 역량이 되었다 라고
할 수 있는 거겠죠?
최위환 :
현실적으로는
능력 있고 권한 있는 활동가는 무조건 필요하고
그 사람이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놓는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저도 녹색연합에서 15년 됐기 때문에
평활동가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권한이 있을 거 아니에요ㅎㅎ
뉴런 프로젝트도
3년째 하고 있는데 나름 성과를 낸거죠.
처음에는 작게 투자했는데
지금은 예산이나 이런 것도 늘려가고 있거든요.
그러면 저도
담당자도 붙이고 조직의 역량으로 남겨야 해,
이렇게 말을 할 수 있거든요.
김종원 :
충주시 페이스북 아시죠.
그 담당자가 없어지면 아마 충주시 페이스북은 죽어나갈 거에요.
시스템이 안 만들어지고
너무 한 사람에게만 치우쳐져 있으면
조직의 역량으로는 안 남겠죠.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필요한 외부의 지원은?
김자유 :
이게 사실 두어 시간 떠들어서
답이 나올 주제는 아니긴 합니다ㅎㅎ
아쉽지만 이 정도 들어 볼게요.
지금까지는 계속
비영리 조직 내부에서 필요한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사회 구조적으로 접근했을 때
정부나 중간지원조직은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기업 등의 IT서비스 제공자들은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진임 :
IT기술 제공자들이
지금 우리 단체랑 하는 일이
실험적인 프로젝트인지
지속가능성을 갖고 하고 있는 일인지
명확히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보기에만 멋있게 만들어 놓고
이걸 계속 쓰면 된다고 하면,
단체는 안 되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매뉴얼화 하는 거.
단체 내부에서 매뉴얼을 만드는 건
쉽지 않거든요.
지원사업으로는
NPO지원센터에서 비영리단체 운영을
서포트하는 조직변화실험실 사업처럼
디지털 전환을 목적으로 둔
지원사업이 있으면 좋겠어요.
단체들은 대부분 의제사업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니
디지털 전환을 의제로 둔
지원사업들이 필요할 거 같아요.
제도적으로는
저희 단체가 이번에 사무실 이사를 하면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증 상의 주소를 변경하는데
종이에 서명을 받은 총회 회의록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원격으로 총회를 했는데...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안 되면 안 되는거죠.
스마트워크 중심으로 제도를 바꾸는 건
중간지원 조직이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봐요.
인동준 :
온라인총회는 사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비영리 조직에서 시도되어 왔습니다.
기술이 없어서
보편화 되지 않은 게 아니에요.
법적으로 그걸 인정을 안 해주니까 못하는 거죠.
저희도 협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보니
온라인총회가 허용되어 있지 않은 거에요.
IT 조직인데도
사회적협동조합 조직에서 온라인 총회를 하도록
인정을 안 해주니까 못하는 거죠.
정지훈 :
저희는 단체들 대상으로 교육을 많이 하는데
필요성을 느끼는 건 전문가 육성이에요.
다뤄야 하는 기술의 종류나 서비스들은
계속 업데이트가 되거든요.
언제는 워크플로이가 나왔다가,
최근엔 노션이 나오고...
뭐 이런 식이죠.
비영리단체가 이걸 다 소화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거든요.
테크숩에서 다루고 있는 제품들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전문가 육성사업이 필요해요.
그런 그룹 4~5명 정도만 키워 내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동준 :
말씀처럼
단체 내부에 역량을 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분들이
어떻게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그런 고민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정지훈 :
누구나데이터가 생기면서
비영리 영역에 데이터 기반 마케팅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것처럼
전문가 그룹이 등장하고
지속가능성 있게 활동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자유 :
저희도 오늘 좌담회를 하려고
전문가 리스트업을 해보다보니
아, 정말 이 바닥에
사람이 없긴 하구나,
느꼈습니다ㅎㅎ
최위환 :
제가 NPO지원센터와 같이
'해본다학교' 사업을 통해
홍보 담당자들과 5~6개월 정도 같이
과제 설정하고 단체에 가서
워크숍도 해보고 했어요.
저는 그때 경험이 정말 괜찮았거든요.
아까도 얘기했듯이
단체 각각의 해답이 다르기 때문에
비영리 홍보담당자들 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고
같이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던지
그런 게 필요해요.
그리고 정서적인 게 강해요.
정서적인 연대감 이런 게 없으면
버틸 수가 없어요.
어디에 편하게 물어볼 곳이 없고
자기도 잘 모르는데
단체 내에서는 자기가 제일 잘 알아ㅎㅎ
그러니까 외로운 거에요.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유지될 수 있게
공간도 지원해주고
워크숍도 지원해주고
그런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영리의 트레바리 모임처럼
같이 배우기도 하고
서로 친해지기도 하는 그런 네트워크를
잘 지원해줬으면 좋겠어요.
김연주 :
앞에서 말씀해주신 것들 너무 공감 가고
조금 첨언을 해보자면 중간지원 조직은
교육을 많이 해주시면 좋겠어요.
단체 담당자들께서 궁금한 게 생기면
저한테도 많이 물어보시는데
물어보면서 죄송해 하세요.
저는 IT를 하는 사람이니까
IT 기술을 잘 아는 거라고,
그러니까 편하게 물어보라고 말을 하는데
어려워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너-무 편하게 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요ㅎㅎ
IT 전문가들은
단체의 상황을 제대로 진단해주는 것이
필요한 거 같아요.
이 단체에 홈페이지가 진짜로 필요한 건지...
담당자 분 상황을 보면
홈페이지만 담당하는 게 아닌데
매일 콘텐츠를 업데이트 해야 하는 기획을
갖고 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이건 만들지 마세요"
라고 해줘야 되는거죠.
이런 진단을 IT서비스 제공자들이
정확히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동준 :
제도에 대한 얘기는 오늘 별로 안 나왔는데
분명 필요하긴 해요.
비영리가 IT를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민간이나 정부가 취약 계층은 지원해도,
취약 계층을 돕는 조직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거 같아요.
자선단체를 제외하고 많은 비영리 조직은
취약 계층이 자발적으로 만들거나
취약 계층을 위해 그나마
조금 여건이 나은 사람이 만들잖아요.
그런 조직이 얼마나 IT를 잘 활용하는가가
취약 계층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 방식 뿐 아니라
많은 중소규모의 비영리 조직에게
IT활용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조직들 스스로 분발해서
어찌어찌 해왔지만
지금보다 여유가 생겨야 뭘 더 할 수 있는거죠.
이런 자리가 앞으로도 생겨서
담론화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지훈 :
요즘은 아쉬운게
사회적 관심이 특정 분야에
쏠리는 게 있는 거 같아요.
공간지원도 예를 들면 비영리단체를 위한
공간지원은 찾기가 어렵죠.
청년창업지원 이런 건 너무 많은데.
비영리 쪽은 서울혁신파크 말고 찾아보기 어렵죠.
비영리단체라는 건
법적인 구분에 불과할 수 있는데
비영리단체들이 뭔가 해보려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
조직의 형태 때문에
지원이 안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비영리단체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단순히 하드웨어 지원 이런게 아니더라도
비영리단체를 위한 다양한 지원들이
많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김자유 :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전환'이란 주제가
거대하고 공룡 같은 주제이기 때문에
두세 시간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지만 이런 걸 고민하는
시도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과 자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지속성을 갖고 문제 해결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노력들이
앞으로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저도 관심 많으니까
고민을 계속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빈말 아니에요ㅎㅎ
모두 감사합니다!
1차 좌담회 끝.
2차 좌담회는
비영리 조직 내부에서 직접 겪는
어려움과 분투 경험 속에서
통찰을 찾아보는
<나와라 IT 만능 팔! 담당자 이야기> 입니다😀
2차 좌담회 참석자